웃소는 최근 몇 년간 아들과 함께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이다. 고탱이 웃긴 이름 소개해주던 브이로그를 우연히 본 게 시작이었다. 다양한 유형별 영상이 재밌어서 보기 시작했고 너무 어른스럽지도 너무 유치하지도 않은, 즐겁고 무해한 웃소의 캐릭터들과 영상이 좋아 밥 먹을 때도 태블릿으로 게임할 때도 틀어놓고 보고 또 보고 했더니 이제는 아는 사람들 같다. 올해 봄, 칠 년 만에 처음으로 웃소가 한 달 방학에 들어가고 우디가 곧 군대에 간다며 하차하니 서운하기까지 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는 새삼스러운 느낌과 함께.
웃소를 틀어놓고 아들과 나란히 태블릿 게임에 열중하는 시간들도 몇 년쯤 지나면 가물가물해지겠지? 아이가 더 어릴 때는 도티와 잠뜰의 영상을 정말 열심히 봤었다. 도티가 방송을 중단하고 샌드박스의 채널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방송들로 넘어갔다. (엄마, 도티가 공'항'장애로 방송을 쉰대,라고 아이가 말해줬다. 공황장애가 뭔지 아냐고 물으니 잘 모른다고 했다^^)
오 년 넘게 마인크래프트를 제일 열심히 하는 아들은 지금도 아침마다 마플과 꾸몽 채널을 보며 잠을 깬다. 라면 소개하는 칩과 24시간 챌린지하는 남자들과 이런저런 영상들도 즐겨본다. (유튜브에서 배운 레시피로 피자도 만들고 파스타도 만들었다. 신랑 없는 주말엔 아들과 둘이 색깔별 음식 먹기 8시간 챌린지를 하기도 하고^^) 대도서관과 군림보를 즐겨보던 신랑은 한동안 러시아에 사는 한국 남자와 뉴질랜드에 사는 아웃도어 자동차 소개하는 남자 채널을 보더니 요즘엔 옛날 예능 영상을 틀어놓고 혼자 큰소리로 웃고는 한다. 크림 히어로즈 루루는 잘 지내나 모르겠네, 미어캣과 고슴도치와 햄스터도 잘 크고 있는지.
웃소의 고탱과 성희는 곧 결혼을 한다고 한다. 해리의 강아지 이름은 블랑이이고 새신랑 디투는 하바드 근처에서 어학연수를 받았다. 우디가 나가고 들어온 귀여운 소정이는 손재주가 좋다. 태훈이 아버지는 알탕을 추천해주셨다. 성희가 활짝 웃을 때 콧등에 생기는 주름 때문에 생긴 별명이 웃음코뿔소라고 한다. 자꾸 보니 알게 되었고 자꾸 보니 좋아졌다. 기분 좋은 것들이 늘어나는 건 참 좋은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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